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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ilight zone

Sanji Gallery x ChosunPUB presen 〈Trésor Caché Project〉

Jeon Ahyun

2021.11.28-2021.12.05

감정들은 깨지기 쉽고 변형되기 쉽다. 심지어 어떤 감정을 느끼고 있는지 스스로조차도 판단하기 힘들다.

사람들은 때때로 너무 행복할 때 불안감을 느끼기도 한다. 반대로 너무 절망적인 상황에서 아이러니하게도 작은 희망을 느낀다. 혹은, 가슴이 빨리 뛰고 얼굴에 홍조를 띌 때, 이것이 불안의 상태인지 설렘의 상태인지 잘 알지 못한다. 이러한 우리의 감정들은 그저 상황에 맞추어 어떠한 지를 유추해볼 뿐이다. 행복과 불행이라는 긍정적, 부정적 감정은 정반대의 상반된 카테고리로 존재하지만 사람들은 어떤 한 영역안에 온전히 머무는 것이 아닌, 늘 이 두 가지의 경계선 상에서 외줄타기를 하며 이리저리 오간다. 영원한 것은 없으며 절대적인 것도 존재하지 않는다. 늘 찰나와 경계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살아간다. 모든 경계, 기준 또한 절대적이지 않다. 설렘과 불안이 공존하는 그 짧은 순간, 어떠한 감정의 이중적인 모습을 포착하여 그 모호함 자체를 작업에 옮긴다. 어떠한 지각 활동이 일어나기 전에 나의 손과 붓 끝은 이미 캔버스에서 감정을 그려 나가고 있다. 즉, 끊임없는 감정의 순환 속에서 그것이 어떤 종류의 것인지를 판단하기도 전에 이미 그 모호한 상태를 가시화한다.

나의 작업을 보고 +를 느낄지, -를 느낄지, 혹은 두 개를 모두 느낄지는 오로지 관람객의 몫이다. 누군가의 비밀을 알게 될 때 흥분과 떨림을 느끼듯, 나의 작업을 공감하고 마치 이스터 에그처럼 숨겨져 있는 감정들을 하나씩 찾아가면서 짜릿함을 느끼길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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