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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hv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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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풍속, 서울 읽어주는 여자

 

안현정 (미술평론가, 예술철학박사)

 

노계선 작가에게 서울은 소름이 돋을 만큼 가슴이 뛰는 곳이다. 각박하고 지친 곳이 아닌 자신만의 인생을 펼쳐내는 충만한 에너지로 가득한 곳, 그래서 작가는 스스로를 “서울텔러(Seoul Teller), 서울 읽어주는 여자”라고 칭한다. 한국화와 일러스트를 동시에 다뤄온 작가의 필명은 노반이다. 마치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틀림없이 나타난다”는 홍반장이라는 영화에서처럼, 도시의 일꾼이 되어 시시각각 도심 속 이야기들을 채집하겠다는 노반장의 각오라고 해야 할까. 실제 작가는 학창시절부터 도시의 삶을 찾아 다소 늦은 나이에 전공을 바꿔 미술대학에 입학했다. 그 덕에 동기들보다 좀 더 넓은 눈으로 도시의 내면을 바라볼 수 있었다. 눈에 띄는 풍경은 동양특유의 조감법(鳥瞰法)과 삼원법(三遠法;경관을 바라보는 세각도인 고원·평원·심원)으로 표현해낸 강남의 왁자지껄한 삶이다.

 

노반의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보자. Dynamic Seoul! 높은 빌딩이 샘솟는가 하면 저 멀리 아득한 서울풍경이 산수화 같은 미감을 조성한다. 심원과 평원의 묘사가 도시의 외관을 담는다면, 도심의 속내(深遠) 이른바 사람들의 내밀한 욕망은 모던풍속의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들로 묘사된다. 이른바 ‘서울 프로젝트', 작가는 스스로가 관찰자가 되어 도시의 거시적인 외연을 묘사하는가 하면, 적극적인 산책자로 변신해 도심의 미시적인 내면을 풍속화처럼 그려낸다.

 

서울풍경에 대한 유쾌한 심미안

 

바쁜 서울이라는 공간은 요지경 같은 어수선한 풍류 속에서 더욱 우리를 사색하게 한다. 나이를 알 수 없는 노반의 깊고도 가벼운 도시해석, 작가는 사색하는 시인처럼 깊이 있는 풍자를 다루다가도 MZ세대(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 같은 재기발랄한 시선으로 다루기 어려운 도시의 욕망을 파헤친다. 이번 국회 전시에서는 속칭 모던 춘화시리즈를 풍기문란을 이유로 배제하였다. 하지만 도심산수화 같은 들쑥날쑥한 도시사이사이에 발칙하면서도 유머러스한 삶의 스토리들을 배치했다. 강남이라는 도시공간의 랜드마크는 인공적이면서도 유유자적한 절경을 이룬다. 겹쳐진 건물들 사이로 삶의 공간들이 직소퍼즐처럼 옹기종기 묘사돼 있고, 창문 사이로 보이는 오늘은 적어도 작품 속에서 만큼은 유토피아를 꿈꾼다. 이 안에서 도시의 건축물들은 다소 기형적으로 존재한다.

 

노반의 기억 속에서 서울의 삶은 기억되는 동시에 새롭게 움직이는 변화무쌍한 긍정의 에너지로 묘사된다. 실제로 작가는 도시 곳곳을 체험하기 위해 도심 속 가장 높은 곳에 오르내리기를 자처한다. 겸재 정선이 서울풍경을 그리기 위해 산의 여러 형세를 체험한 것처럼, 모던 서울의 일상을 기록하기 위해 새로운 등반길에 오르는 셈이다. 몸으로 경험된 감각들, 그래서 노반의 도시표현은 크게 두 가지 시점으로 분류된다. 보이는 풍경과 보이지 않는 풍경, 거시적 시점을 보여주기 위해 높은 빌딩 숲을 파노라마와 같이 조망하는가 하면, 이동시점을 통해 도시의 개인들과 소통하고 풍경 구석구석을 엿보면서 그네들의 미시적 시점을 묘사하는 것이다. 지금-여기 서울도심의 이야기들을 느끼고 싶다면 우리는 노반이라는 이름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한국의 호크니, 은둔하는 현대인들의 일기장

 

노반의 그림은 한국의 새로운 팝아트를 보여준다. 통속적인 스타일을 극히 세련된 방식으로 차용하려는 시도는 스냅사진과 같은 우리의 일상에 유쾌한 미감을 더한다. 판화를 활용한 평면성과 동시에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기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그래선지 휘트니미술관에서 그린 뉴욕의 일상이 떠오르는가 하면 데이빗 호크니(David Hockney, 1937~)의 펼친그림 같은 느낌이 샘솟는다. 노반그림을 본 일반인들의 평가가 그러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다. 색감에 있어서 과감한데 비해 동양의 두루마리를 그림을 보는 느낌, 그래서 노반그림의 특징은 평면성하면서도 단순하고, 명료하면서도 다이나믹하다. 말 그대로 형식과 내용에 있어 두 마리 토끼를 잡은 셈이다. 작가에게 서울은 마음의 안식처이자 고향이다. 노반이 모던도시를 그리게 된 이유는 도시의 소멸과 성장 속에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21세기 도시에 대한 서사는 꿈틀거리는 유기적 도시의 네트워크를 탄생시킨다. 수동적인 거시풍경과 능동적인 인물묘사를 동시에 그려낼 수 있는 작가가 과연 몇이나 될까. 실제 작가는 도시의 다채로운 사유를 보고자 겸재 정선으로 석사논문을 풀어냈다. 중국풍의 관념산수를 자신만의 눈으로 재해석한 겸재의 한양실경들이 21세기 노반의 눈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작가는 지금까지 펜트하우스에 살고자 하는 강남의 욕망들을 그려냈지만, 자연과 어우러진 서울 강북의 다채로운 랜드마크와 그 속에서 벌어지는 현대인들의 변화된 풍속도를 일기를 풀어내듯 기록할 예정이다.

 

실제 작가의 그림은 은둔하는 현대인들의 일기장과 같다. 도시인의 욕망을 들여다보는 재미는 과거 선인들이 문에 구멍하나를 내고 들여다보던 내밀한 속이야기와 닮았다. 도시의 욕망을 모던풍속으로 재해석하는 과정들안에는 여러 사회이슈로부터 지극히 사적인 이야기들까지 다채롭게 등장한다. 도심산수화의 어느 지점에 돗보기를 대고 확장해보면 신체의 일부가 하나의 내러티브가 되어 이야기를 들려준다. 꽉 닫았던 지퍼를 내리거나 구두 굽으로 노반스퀘어의 어느 지점을 밟는 착각들, 여기서 나오는 질문은 “왜 노계선은 발칙한 성에 주목하는가?”에 있다. 도시 이슈들의 여러 민낯들은 마치 김홍도의 춘화풍경처럼 도시의 은밀한 내면을 이어가는 동력이기 때문이 아닐까. 노계선 작가의 시각유희, 노반에게 그림이란 응시의 창이자 유쾌하고 즐거운 행위이다. 적어도 그림을 그리는 시간만큼은 여성이라는 범주로부터 해방되어 체면도 놓아버릴 수 있는 즐거움에 사로잡히는 것이다. 추함과 선함의 공존 속에서 도시의 욕망을 기록해온 작가의 탁월함은 여기 오늘 우리가 머무는 자리가 무엇인지를 선명하게 인식시켜 준다.

Biography

Education

덕성여자대학교 예술대학 동양화과 전공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판화과 전공

Solo Exhibition

2021.11.14.-12.4 [모던풍속-사각유희] 갤러리하나(부산)

2021. 6.1-6.30 [모던풍속-산책자] 갤러리오(서울)

2021.4.1.-4.30 [모던풍속-봄이 내려온다] 큰나무갤러리(하남)-초대

2021. 3.2-3.30 [모던풍속-서울읽어주는여자] 국회아트갤러리(서울)-초대

2020. 11.11-11.24 [FOUR SEASONS] 아톰갤러리(서울)-초대

2020. 8.19-8.24 [도시본색-산책] 마루아트센터 G3(서울)-초대

2020.6.22.-7.3 NOHVAN · LIM, SEUNG-HYUN 2인전(초대2인전)

DGB gallery(대구)

2019 10.15-11.14 ‘도시본색-로벤섬’ 브루다카페 갤러리(서울) (초대개인전)

2019 6.7-7.30 ‘DO NOT’전 –BT Gallery(서울) (초대개인전)

2018 5.2 ~9 ‘강남본색’ - 291 갤러리(서울) -개인전

2016 11.7~11.11 판화과석사청구전-홍익대학교 현대미술관 제1관(서울)-개인전

2014 4월 16일 ~4월 22일 '나비도시-노반창작판화전,-올갤러리(서울)-개인전

Group Exhibition

2021. 11.21 [홈리스타운 건축후원금 모금 미술전시회] Ala Moana Hotel{하와이}

2021. 5.01-5.30 [월정,예술을 만나다] 제주월정아트센터

2021. 4.1-4.30 [담다 그리고 닮다展] 델문도뮤지엄갤러리(제주), 4.1-4.30

2021.1.12.-2021.1.31. [첫번째 브이노믹스전] 갤러리하나X에스엔에스아트프로젝트 콜라보기획 갤러리 하나 부산광역시 수영구 수영성로 7

2021.1.6.-2021.1.19. [YES! BRAND]HAPPY NEW YEAR 2021 갤러리 아트리에 서울 용산구 한강대로 23길 55 3F

2020.12.16.-2021.1.6. [GIFT to U] 마루아트센터 지층 106호 아톰갤러리

2020. 8.23-11.10 [판화를 이야기하다] - 인천광역시교육청학생교육문화회관 전시실

2020. 7.15 –7.20 시원한 風 -마루아트센터 F3, 4관

2020. 5.13-5.18 Pre;view. 먼저 보다 –마루아트센터 4관

2019. 11.19~12.7 KAPA International Awards-BT Gallery

2019. 6.5 Wed – 6.18 Tue ‘문득, 꽃’전 –Gallery I

2019. 3.5(Tue)-3.17(Sun)北緯37˚C 한중 작가 교류전-북위 37˚C –ARTBIT GALLERY

2018.8.29.-9.4 페르소나/부제-역할에 대하여 -요갤러리

2017.12.10.~12.31 이.동.시.점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한경면 저지리 저지문화예 술인마을 펑스튜디오

2017 7월 4일~7월 9일 한국으로부터의 문화편지- 제 18회 단원미술제 선정 작가 해외전 일본 시즈오카시청 본관 1층 시민갤러리

2017 2월 8일~3월 4일 “2017 BUY ART"

Hongik GalleryMall-Gallery Art&Space 312.

2016 9월26~29일 '근맥전 -THE STYLE'- 덕성여자대학교 예술대학 유리방 갤러리 2016 7/25~31일 감각의 프레인팅(The prainting of sense)-Cyart.Space Gallery

2016 8월11일~31일 팀버랜드 x 홍익대학교 미술전 '청춘적 시점' 팀버랜드 플래그십 스토어 3층

2016 8월16일~27일 '개념판화 Conceptual Printmaking '전 GALLERY SEIN

2016 7월 22일~11월30일 "숨바꼭질"판화전 -Gallery pianocchio

2016 6월16~29일 제23회 한국미술공모대전 -용산구청 아트홀 미술관

2016 6월8~12일 '대화,판화가들_ Conversation, Printermakers –서울시립미술관 경희궁 분관 제1,2 전시실

2015 10월 30일~11월 8일 아시아 아트 네트워크 초청전 -마포자이 3차 견본주택 2층

2015 10월 도시 인 도시 3인전- 인사동 아이갤러리

2015 9월 Print: Unity in Diversity -서울시립미술관

2015 9월 대한민국미술대전 공모전 수상작 전시-천안예술의전당

2015 8월 평화 2015 한중일 국제미술전 -본계시 요녕성 대련박물관,심양시 성경문화예술센터

2014 10월1-7 현대판화전-서울시립미술관

2014 4월15-20 illustration city Ecology-seoul ECO;02 서울 시민청 갤러리

2012 10월 '근맥전'덕성여자대학교 예술대학 유리방갤러리

2011 12월8-14 HILLS.PICTURE.BOOK.2011-갤러리지지향

2010 5월 와유인전- 토포갤러리

2008 12월 17일~24일 얘기줌치전- 갤러리벼레별씨

2007 12월 여성성 손짓ㅡ 목인미술관 외 다수

 

 

아트페어

2021.울산국제아트페어 2021.12.09-12.12

2021.6.4.-6.6 2021CORSO 대구그랜드호텔

2021. 5.16-5.19 조형아트쇼 PLAS 2021 COEX B Hall

2021. 4.8-4.11 BAMA 10th BEXCO (부산)

2021. 3. 18-3. 21 BLUE ART FAIR 파라다이스호텔 신관 1645호

2020. 10.15-10.18 AHAF 인사동 나인트리 프리미어호텔 1406호

2020. 8.27-8.30 경주 BLUE ART FAIR 경주 화백 컨벤션센터 3F

2020. 8.13-8.16 BAMA BEXCO B1, Booth B12

2020. 6.17-6.21 PLAS2020 COEX B1, Booth G32

2019 12.21-25 The Seoul Art Show KOEX A HALL

2019 SCAF 아트페어 2019.4.25.Thu ~ 4.28 Sun 롯데호텔 소공동 본점 22층

2018 SCAF 아트페어 2018.11.1.-4 롯데호텔소공동 17층

2017 SEOUL ART SHOW 2017. 2017. 12.23-12.27 코엑스 1층 A홀 38

2017 Autumn Singapore Affordable Art Fair 2017. 11.15~19 –Singapore F1 Pit Building No1. Republic Boulevard Singapore 03897

2017 5월 26~31일 서울모던아트쇼-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2017 2월 16-20 Belgium:Brussels-Affordable Art Fair

2016 3월 ART KOREA LONDON 2016

Special Korean Contemporary Art Works by Le Dame Art Gallery, London,Uk

2016 Singapore:Affordable Art Fair:2016. Singapore F1 Pit Building No1. Republic Boulevard Singapore 03897

 

수상경력

2019 2019 KAPA 37th International Art Award USA Newy Jersey 하원의원상(최우수상)

2016 단원미술제 2016 선정작가

2016 제23회 한국미술국제공모대전 이사장상

2016 대한미술판화공모전 입선

2015 대한민국미술대전 평론가상

2015 한국현대판화공모전 특선

 

작품소장처

한성아이디, 단석(주), 아주대학교, 웅진코웨이(대전), 파르팜(주)외 개인소장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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