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양이로소이다.
2021.12.09 - 2022.01.14
고대부터 현재까지 고양이는 개와 함께 반려동물로 가장 사랑받는 동물이다. 특히 고양이는 회화 속에서 많이 등장하는데 고대 이집트인들은 고양이를 신의 후손이라고 여길 정도로 귀하게 여겼기에 이집트 벽화에서 고양이의 존재감은 다른 동물에 비해 크게 느껴진다. 우리 나라의 경우도 조선시대에 많은 풍속화가들의 그림 속에서 고양이가 등장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단원 김홍도가 그린 '노란 고양이가 나비를 놀리다(黃猫弄蝶 황묘농접), 변상벽의 모작도, 그외 길고양이를 소재로 한 김득신의 야묘도추(野猫盜雛) 등이 있다.
이와 같이 고양이는 우리 삶에 밀접한 관계를 이루며 회화 속에 등장하는데 그 맥락이 현대에 이어져서 최근 각광을 받는 NFT(Non fungible token, 대체불가토큰)의 기원도 고양이에서 찾아볼 수 있다는 점이 재미나다. 최초의 NFT 게임이라고 불리는 '크립토키티'는 고양이들을 교배해서 희귀한 고양이를 만들어내는 단순한 형태의 게임이다. 그런데 이 고양이가 고가에 거래되면서 관심을 끌며 최근 아트계의 큰 화두가 되는 NFT의 기원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고양이를 주인공으로 하는 ‘나는 고양이로소이다’ 전시는 이 시점에서 고양이에 대한 우리 사람들의 애정과 관심, 시대상을 다시 한번 조명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큰 기대가 모아진다. 글로벌 패션 사진작가로 유명한 케이티킴(KT Kim)이 세계 각국에서 길에 버려진 길냥이들을 오랜 시간에 걸쳐 그의 렌즈에 담아온 작업들을 첫번째로 공개하는 전시인 점도 매우 흥미롭다. 주인공인 고양이뿐 아니라 그 고양이가 찍혀진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감성과 추억도 공유할 수 있는 귀한 사진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어 동물을 사랑하는 관객뿐 아니라 사진의 시간과 공간의 순간에 대한 기록성을 사랑하는 많은 사진 애호가들에게도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전시가 되리라 기대된다.
글_ 홍지숙 Jasmin Hong (아트토큰 대표)